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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갑니다 | 가족에게서 멀어졌지만 나에게 더 가까워진 시간

by 지엘 GraceLife 2025. 11. 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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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족 안에서 느낀 거리감과 서운함, 그리고 ‘이제는 나를 위해’라는 다짐.
늘 주기만 하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되찾는 진심 어린 마음 에세이입니다.


🌿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갑니다

예전에는 참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.
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도 가고, 숙소도 제가 예약하고, 차도 제가 몰았습니다.
필요한 것은 거의 모두 제가 챙겼습니다.
그때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.
‘가족이니까’라는 이유 하나로 모든 걸 감싸 안았던 시절이었습니다.

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.
그 시절 우리가 잘 지냈던 건, 내가 모든 걸 제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.
저희 가족은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고, 저는 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.
그 관계의 온기는 ‘균형’이 아니라 ‘희생’ 위에 세워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.


멀어진 마음, 멀어진 거리

언니는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서 멀어졌습니다.
이유를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생겼고,
이제는 오빠와 더 가깝게 지내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집니다.
그 모습을 볼 때마다 문득, 가족 안에서 나만 혼자 남은 사람처럼 느껴집니다.

제가 해외에 살고 있을때  언니는 새벽에도 전화를 걸어
자기 궁금한 이야기들을 한참 늘어놓곤 했습니다.
자다가도 그 전화를 받아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.
하지만 제가 카톡을 보내면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.
그 일이 반복되자 깨달았습니다.
언니에게 나는,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었구나.


결혼식 날의 허무함

얼마 전 조카 결혼식이 있었습니다.
제가 한국에 들어온 사실을 알 텐데도,
결혼식 전날까지 연락 한 통 없었습니다.

결국 제가 먼저 문자를 보냈더니,
“아들에게 들었다”는 짧은 답장만 돌아왔습니다.
결혼식 준비로 바쁘냐고 묻자, “하나도 안 바쁘다”고 하더군요.
그 대답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.

하나도 안 바쁜데 제게 카톡 하나 보낼 여유는 없었던 겁니다. 

그래도 저는 결혼식에 갔습니다.
가족이니까, 조카의 중요한 날이니까요.
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괜히 제가 바보처럼 느껴졌습니다.

조카는 삼촌에게는 감사 인사와 함께 음료수 한 박스를 건네며 챙겼지만,
저에게는 저희 가족에게는 아무 말도, 아무 선물도 없었습니다.
순간 마음이 텅 비어버렸습니다.
그 자리에서 저는 마치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었습니다.

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오빠는 제 아들에게 말했습니다.
“시간 되면 우리 아들 스키 좀 가르쳐줘.”
오빠또한 제게는 연락 한 통 없으면서 말입니다.
그 말을 듣는 순간, 참 허무했습니다.


나는 무엇을 잘못했을까

결혼식이 끝난 뒤, 계속 마음이 무거웠습니다.
‘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할까’, ‘내가 뭘 잘못했을까’
수없이 되물었습니다.

저는 막내였지만 늘 맏이처럼 책임지고 챙겼습니다.
집도 사드리고, 가족이 잘되길 바라며 살았습니다.
그런데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과 냉정함뿐이었습니다.

어제는 문득 눈물이 났습니다.
제가 바랐던 것은 거창한 게 아니었습니다.
그저 “고마워요”, “잘 지내지요?”
그 한마디면 충분했습니다.


이제는 나를 위해

이제는 조금 놓으려 합니다.
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,
이해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.
이제는 나를 먼저 챙기겠습니다.

이제는 ‘누구의 동생’, ‘누구의 막내’가 아니라
그냥 ‘나 자신’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.
가족에게서 멀어졌지만,
이제는 오히려 나에게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.

오늘 이 글을 쓰며 다짐합니다.
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가겠습니다.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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